우웅─ 우웅─ 우웅…… 우웅─ 우웅─ 우웅─
익숙한 꿈나라 시간, 그리고 익숙한 진동음.
나는 몸을 뒤척이며, 몽롱한 상태로 "청춘 작사는 마주치고 싶지 않은 현실을 꿈 속에서 마주할 수 있는가?"와 같은 생각을 시작했다.
하지만 계속해서 들려오는 진동음이 지금 이 상황은 꿈이 아니라 실제로 누군가가 끊임없이 내게 전화를 걸고 있음을 일깨워 주었다.
잠에서 막 깬 나는 "알 수 없는 번호"라고 띄워져 있는 핸드폰 화면을 바라보았다.
핸드폰의 시계는 6시 06분을 알리고 있었다.
으…… 요 이틀간 침대에서 잘 일어나질 못하겠는 게, 아무래도 내가 이한시와 잘 맞지 않는 것 같다는 기분까지 든다.
하지만 전화를 받고 말을 채 꺼내기도 전에 전화가 끊겼고, 곧 "뚜우… 뚜우…" 하는 소리와 함께 문자 메시지가 도착하였다.
[알 수 없는 번호(메시지)](메시지) 6시 43분, 기도춘에서 만나.
문자 메시지와 함께 발송된 지도에는 나에게 맞춰진 기도춘으로 향하는 노선도 처럼 보였다. 지도에는 환승 위치가 표시되어 있었고, 심지어 "지하철 1호선에서 10호선까지 6분 내 도보 도착"이라며 예상 도보 시간까지도 적혀있었다.
그리고 노선도 아래쪽에 붉은색 글씨로 "차는 타지 말 것. 집에서 기도춘으로 향하는 5개 도로 모두 길이 막혀 있으니까!"라는 경고 문구도 적혀 있었다.
최근 내 활동 범위로 판단해 보건대, 이 문자 메시지는 '효'의 사람이 보낸 것이 분명해 보였다. '효'가 내 전화번호를 알아낸 건 그리 이상한 일도 아니다. 부동산, 학원, 은행 대출…… 그리고 결혼 정보회사까지. 별의별 곳에서 전화가 올 때마다 마치 전 세계가 내 전화번호를 알고 있는 듯한 착각까지 들 정도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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