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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파트를 먼저 녹화하기

Character: 

[-]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어. 이렇게 시간을 낭비하는 게 답은 아니니까.
[player] 이건 일단 찍지 말자.
[쿠죠 리우] 후…… 잘 됐네요.
[-] 쿠죠 리우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시간을 확인했다.
[쿠죠 리우] 이대로 오늘 오전 시간을 전부 인터뷰에 쓰게 돼서 예정된 업무들을 끝내지 못하게 될 줄 알았어요.
[player] 한쪽에만 치우칠 순 없지. 이제 나는 없는 사람인 셈치고, 평소처럼 오늘 해야 할 일들을 해. 나는 촬영을 할게.
[쿠죠 리우] 알겠어요. 그럼…… 수고해 주세요.
[-] 쿠죠 리우가 의미심장하게 내 어깨를 두드렸다.
[player] 에이, 겨우 촬영인데 수고라니. 이제 업무를 시작하도록 해.
[player] 먼저 주인의 옷을 세탁하는 거야? 뛰어난 청결 관리 능력은 메이드의 능력을 보여주는 거니까, 반드시 찍어야지.
[player] 그다음은…… 택배 개봉과 우편 정리? …… 와, 손이 정말 빠르네, 이것도 여러 각도로 찍어야겠다.
[player] 완료! ……응? 쉬지도 않고 바로 청소기를 돌리는 거야? ……오, 이건 명장면이네, 놓칠 수 없지.
[player] 거실 완료… 침실 완료… 휴… 정원… 완료… 좋아, 다 찍었어…… 이제 앉아서 조금 쉴 수 있겠지…… 외출?
[쿠죠 리우] 네, 생필품을 구매하러 마트에 가요…… 괜찮으세요?
[-] 쿠죠 리우는 액션 카메라를 내려놓고 앉으려는 나를 걱정스럽게 바라봤다.
[player] …… 당연하지! 내 체력을 얕보지 마!
[player] 후우……
[-] 30분 후, 나는 마트 진열대에 기댄 채 가득 찬 쇼핑카트를 붙잡고 있었다. 쿠죠 리우가 멀지 않은 곳에서 아직까지 상품을 고르는 틈을 타 액션 카메라를 내려놓고 쑤시는 팔을 주물렀다.
[player] 메이드의 일은 정말 바쁘구나. 아침부터 이렇게 많은 일을 해야 한다니…… 너무 힘들지 않을까……
[???] 저도 처음 쿠죠 씨를 만났을 때 같은 생각을 했었어요. 하지만 쿠죠 씨는 쭉 잘해 왔답니다.
[player] …… 어? 키타미 사와코?
[-] 고개를 돌려보니, 어느샌지 모르게 쇼핑카트를 밀고 내 옆으로 온 키타미 사와코가 미소를 짓고 서 있었다.
[키타미 사와코] 반갑네요, 원래는 쿠죠 씨에게 인사하러 왔는데, 당신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어요.
[player] 그러게…… 그러고 보니, 키타미 사와코도 근처에 사는 것 같네. 키타미 씨도 리우와 아는 사이였어?
[키타미 사와코] 네네, 같은 마트에 다녀서 가끔 식재료도 같이 고르고 레시피도 나누다 보니 친해졌어요.
[player] 그랬구나.
[-] 가끔은 이한시가 정말 작다고 말할 수밖에 없겠군.
[키타미 사와코] 그래서, 뭘 찍고 있나요? 브이로그 같은 거예요?
[player] 그게……
[-] 나는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설명했다.
[키타미 사와코] 풉…… 이해했어요, 이렇게 귀여운 쿠죠 씨라면 확실히 방송할 가치가 있죠. 아아, 재밌는 게 생각났어요. '친구가 보는 친구' 같은 걸 인터뷰에 넣는 건 어때요?
[player] 오? 좋은 생각인걸?
[키타미 사와코] 후후, 쿠죠 씨와 알게 된 지 얼마 안 됐을 때, 쿠죠 씨가 캣챗에서 제가 올린 동물 모양의 초밥 사진을 보고는 집에 와서 만드는 방법을 배우고 싶다고 했어요……
[키타미 사와코] 다 만들고 나서 저희 집 아이에게 시식하라고 줬는데, 아이가 오랫동안 정성껏 만든 쿠죠 씨의 곰 모양 초밥을 가리키며 "이 돼지 모양 초밥 너무 귀여워요."라고 말했어요. 쿠죠 씨는 그 말에 한동안 속상해했답니다.
[player] 풉, 리우의 요리 솜씨도 그런 때가 있었다니……
[키타미 사와코] 네네, 그 뒤로 초밥 만드는 걸 연습하는 쿠죠 씨의 표정이 얼마나 귀여웠는지 몰라요…… 아, 하나 더 있어요! 얼마 전에……
[쿠죠 리우] ……? 키, 키타미 씨!
[키타미 사와코] 앗, 쿠죠 씨 오셨어요? 저는 지금 PLAYER에게 쿠죠 씨의 귀여운 일화를 들려주고 있었어요. 쿠죠 씨 이번 영상은 분명히 재밌을 거예요.
[쿠죠 리우] 하하…… 고마워요…… 참, 저쪽에 연어가 새로 들어왔던데 좋아 보이더라고요. 같이 가서 볼래요?
[키타미 사와코] 네? 좋아요, 가요.
[player] 아, 아직 다 못 들었는데……
[쿠죠 리우] 네?
[player] 괜찮아…… 하하… 얼른 가봐……
[-] 나는 쿠죠 리우가 돌아보면서 날리는 따가운 눈총을 받고 위험한 호기심을 접었다.
미카미 치오리의 집
[player] 나, 나 더 이상 못 먹겠어……
[쿠죠 리우] 안 돼요, 반드시 전부 드셔야 합니다.
[player] 하지만 이건 너무 많잖아?
[-] 나는 거의 손도 대지 못한 연어 두 접시를 보며 힘없이 항변했다.
[쿠죠 리우] 그러게 누가 마트에서 이상한 자료들을 멋대로 수집하래요? 키타미 씨의 관심을 돌리려면 이렇게 많이 살 수밖에 없었어요. 그러니 신선할 때 먹어치워야 해요.
[player] ……하아, 알겠어.
[-] 부른 배를 문지르고 있자니, 이치히메가 정말 그리웠다. 하, 오늘은 데리고 올 걸 그랬네.
[쿠죠 리우] 어쨌든, 이 일은 당신에게 맡길게요. 오늘의 자료 수집은 일단 여기까지 하죠.
[player] 아…… 오후에는 촬영 안 해?
[쿠죠 리우] 네…… 사실 저는 오후 시간에는 중요한 일이 없으면 보통 개인적인 일을 보곤 해요. 메이드 일과는 관련 없는 그런 종류의 일이죠. 그래서 이 시간 동안은 기록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쿠죠 리우] 오후에는 마작을 두러 가셔도 돼요. 나중에 다시 와서 자기소개를 녹화하는 정도만 부탁드릴게요.
[player] 그렇구나……
[-] 나는 잠깐 인터뷰 각본을 확인했다. 확실히 개인 일정을 촬영해야 한다는 내용은 없었다. 그날 테라사키 치호리도 우리에게 독자의 관점에서 촬영 내용을 생각하라고만 했을 뿐이었다.
[-] 그럼, 다음 일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