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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세이가 가져온 '비기 구룡소천식' 대걸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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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세이] 이건 그냥 평범한 대걸레가 아니오! 전투와 청소의 궁극적인 오의를 담고 있소! 대걸레로 깔끔하게 전투를 마무리하시오, 스승!
[player] 오, 불타오른다!
[란세이] 스승, 내가 가져다주겠소!
[player] 란세이, 조심해!
[-] 란세이가 내게 달려오던 중, 어디선가 고양이 한 마리가 튀어나왔다. 란세이는 고양이를 피하기 위해 대걸레를 받침대 삼아 뛰어올라 공중에서 두 바퀴 반을 회전한 후 완벽하게 착지했다.
[구경꾼 A] 와!
[구경꾼 B] 시작 전 워밍업부터 보통이 아니군! 역시 '죽운'이야!
[-] 란세이의 움직임에 현장은 뜨거운 환호성으로 들끓었다. 내 앞으로 달려온 란세이는 새빨개진 얼굴로 땀을 닦았다.
[란세이] 스승, 여기 있소!
[player] 걱정 마.
[-] 나는 란세이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모두가 란세이의 몸놀림에 환호하던 때, 내 관심은 대걸레에 가 있었다. 그건 젖은 대걸레였다.
[쥬화] 너도 손에 맞는 무기를 얻었으니, 그럼 이제 시작하지. 자, 받아라!
[-] 쥬화가 공격 자세를 취하는 순간, 나는 재빨리 몸을 틀어 방향을 전환했다. 살짝 비틀어진 대걸레가 쥬화를 향해 돌진했지만, 쥬화는 가볍게 뛰어올라 피한 뒤 입꼬리를 올렸다.
[쥬화] 이게 다야?
[player] 흥! 비장의 한 수는 지금부터다!
[-] 대걸레는 쥬화의 신발 끝을 살짝 스쳐 지나갔을 뿐이지만, 급강하 중 발생한 관성 탓에 대걸레 끝 부분의 천이 사방으로 펼쳐지며 주위에 '생화학 무기'급 액체를 흩뿌렸다……
[-] 순식간에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었고, 쥬화 또한 이를 피할 수 없었다.
[쥬화] 천처럼 부드러우면서도 나무처럼 묵직한 데다 물까지 튀겨대는 새로운 무기라니…… 젠장, 저 무기의 거리와 속도, 힘을 가늠할 수조차 없어!
[히메카와 히비키] 히비키 방울들, 잠시 화면 조정할게요…… 먼저 얼굴 좀 닦겠습니다!
[player] 라이브 방송까지 하고 있었어?
[히메카와 히비키] 네가 내 얼굴에 흙탕물을 튀기긴 했지만, 내 라이브가 렉이 걸릴 정도로 대박 났으니 그냥 넘어가 줄게, 헤헤.
[히메카와 히비키] PLAYER, 파이팅! 너도 이기고, 나도 뜨고. 이건 완벽한 윈윈이라고!
[-] 미소녀에게 흙탕물을 튀긴' 행동이 라이브로 나가서 비난받지 않을까 진지하게 고민하던 찰나,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메이] 멈춰, 쥬화.
[-] 메이가 관객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더니, 나와 쥬화의 옆에 섰다.
[쥬화] 메이 언니? 여긴 무슨 일이야?
[-] 메이의 목소리가 들린 순간, 쥬화는 공격을 거두고 온순해졌다.
[메이] 네 훈련 파트너, 차가 막혀서 늦을 거라고 말해주러 왔어.
[쥬화] 그럼 이 사람은……!
[메이] PLAYER, 기념일의 책임자야.
[player] 하이…… 안녕.
[쥬화] 에? 에엑?! 미, 미안…… 이게 대체 무슨 난리래, 하하……
[-] 쥬화는 안대를 벗은 뒤 날 한번 보고, 또 주위를 한번 둘러보았다. 그러더니 순식간에 얼굴이 새빨개져서 재빨리 창을 내려놓고 나에게 연신 허리를 숙이며 사과했다.
[쥬화] 네 실력이 생각보다 뛰어나서, 일반 사람들이랑은 반응 자체가 다르길래 네가 오늘의 훈련 파트너인 줄 착각했어. 난 그냥…… 그냥…… 파트너가 꽤 실력이 좋구나, 특별한 파트너구나 하고……
[쥬화] 아무튼, 미안해.
[player] 아니야, 싸우면서 친해지는 법이지.
[-] 강제'로 대결을 치르긴 했지만, 몸을 움직이고 나니 꽤 상쾌한 기분이기도 했다. 게다가 다치지도 않았고.
[메이] 다들 괜찮은 것 같으니, 남은 이야기는 밥 먹으면서 할까?
[-] 말을 마친 후, 메이는 주위를 둘러보며 목소리를 조금 높였다.
[메이] 관객 여러분도 이제 해산하시지요. '죽운' 기념일에 관심을 보내주신 여러분께 보답하기 위해, 오늘 '죽운' 소유의 모든 음식점에서 20% 할인을 해 드리겠습니다! 모두 많이 방문해 주세요!
[구경꾼 A] 좋아요~!
[구경꾼 B] 죽운'은 역시 통이 크군!
[구경꾼 C] 뭐든 다 좋다고 하네. 무슨 박수 부대도 아니고……
[-] 재미있는 구경거리가 끝나버렸지만, 음식점 할인을 해준다는 말에 주변의 구경꾼들이 뿔뿔이 흩어지기 시작했다. 방금까지 열정 넘치던 히메카와 히비키도 내게 손을 흔든 후, 음흉한 미소를 띤 채 사람들을 따라 자리를 떠났다.
[-] 나도 이치히메와 함께 메이를 따라 식당에 밥을 먹으러 가려는데, 누군가 등 뒤에서 내 옷을 잡아당겼다.
[player] 응?
[쥬화] 메, 메이 언니. PLAYER한테 할 말이 좀 있어서. 무녀 아가씨를 데리고 먼저 갈래?
[-] 메이는 나와 쥬화의 얼굴을 번갈아 본 후, 고개를 끄덕였다.
[메이] 그래, 그러지 뭐.
[-] 메이와 이치히메가 멀어지자, 쥬화는 갑자기 내 손을 잡고 주방 쪽으로 다급하게 향했다.
[쥬화] 내가 방금 실례를 범하긴 했지만, 넌 아량이 넓으니까 이해하겠지? 급한 불은 꺼야 하니까……
[player] 무슨 일 있어?
[-] 그때, 닫혀있던 주방 문에서 계속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쿵'하는 커다란 소리와 함께, 무언가가 문을 밀치고 빠져나왔다……
[쥬화] 젠장, 빠져나온다!
[player] 대체 뭐가?
[-] 쥬화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뛰쳐나온 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한 무리 닭, 오리, 비둘기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잔뜩 흩날리는 깃털과 시끄러운 새 울음소리가 한데 뒤섞였다. 그중 비둘기 몇 마리는 생뚱맞게 입에 종이와 펜을 물고 있었다. 현장은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었다……
[쥬화] 받아.
[-] 쥬화는 내 쪽으로 노끈을 던진 후, 앞장서서 새떼를 향해 몸을 날렸다.
[player] 닭잡기라…… 그 분야라면 나도 일가견이 있지.
격렬한 싸움 끝에 우리는 마침내 닭, 오리, 비둘기들을 다시 묶어 놓았다. 나와 쥬화는 깃털을 뒤집어쓴 채 힘없이 바닥에 주저앉았다……
[-] 꼬르륵……'하고 누군가의 배에서 애처로운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나와 쥬화는 서로 바라보며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다.
[쥬화] 메이 언니가 준비한 만찬에는 이미 늦은 것 같네. 내가 식사를 대접할게, 방금 실례에 대한 사과도 할 겸 말이야.
[-] 사과의 의미로 쥬화는 나를 죽운 식당으로 데려갔다. 거의 다 먹어갈 즈음, 나는 용기 내어 마음속에 품고 있던 의문을 꺼냈다.
[player] 넌 미나미 후우카 사장님의 전담 경호원일 텐데, 왜 아침부터 주방에서 비둘기와 사투를 벌인 거야?
[쥬화] 그건 직원들 식사용으로 쓸 비둘기야. 주방 아저씨가 창법 수련에 쓰라고 주셨는데, 내 연습이 끝나고 나면 가져다가 요리를 하셔.
[쥬화] 난 정말 똑똑한 것 같아. 이런 윈윈 전략을 생각해 내다니.
[player] 똑똑한 사람이 비둘기를 훈련 파트너로 삼아?
[쥬화] ……
[-] 갑자기 쥬화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공기가 한순간 얼어붙은 듯했다.
[쥬화] 아무도 내 훈련 파트너를 해주려고 하지 않아. 전에 몇 명이 당일에 바로 그만두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닭, 오리, 비둘기로 훈련할 수밖에 없었어.
[-] 나는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체하는 쥬화를 올려다보았다. 흘러내린 머리카락이 그녀의 눈을 가리며 그늘을 드리웠고, 그 속에서 어딘가 쓸쓸한 감정이 느껴졌다. 그 모습에 나는 왠지 모르게 마음이 아팠다.
[player] 미안해……
[쥬화] 맞아, 내가 너무 강하니까 아무도 나와 겨루려고 하지 않는 거지.
[player] !!! 누가 물어봤어?
[쥬화] 헤헤, 그치만 이제 네가 있으니 걱정도 끝이야.
[player] 훈련 파트너 해주겠다고 한 적 없거든! 난 그냥 평범한 감독관이야!
[-] 나는 화가 나서 닭발을 크게 한 입 베어 물었다. 소녀는 나를 바라보며 능글맞게 웃다가, 갑자기 진지한 표정으로 나에게 말했다.
[쥬화] 자! 내가 마음속 이야기까지 다 털어놨으니까, 새들이 탈출한 일은 절대 메이 언니한테 말하지 마! 이건 우리 둘만의 비밀이야! 그럼, 손가락 걸고 약속!
[-] 쥬화는 다짜고짜 닭발을 쥐고 있어 기름이 잔뜩 묻은 내 손을 잡아끌었다. 세 손이 맞닿는 순간, 쥬화는 눈매가 휘도록 환히 웃어 보였다.
[쥬화] 그리고 말이야, 훈련 파트너가 아니라 라이벌이 돼줘! 무예를 겨루면서 서로 성장하는 그런 라이벌 말이야! 넌 무예에 소질이 뛰어나니까 걱정하지 마. 앞으로 종종 겨루러 찾아갈게.
[player] 아아, 살려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