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물리학과'는 최근 출시한 따끈따끈한 신작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훌륭한 그래픽 연출과 예상할 수 없는 서브 스토리 등으로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아, 최근 가장 인기 있는 게임이 되었다.
이 게임을 개발할 당시,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십만 명이 넘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다고 한다. 시나리오의 모든 선택 항목은 '실화'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물론, 사실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바로 눈앞에서 소라가 이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치노세 소라]음, 또 실패했네……
실 패'라는 문구가 화면에 비쳤다, 소라는 게임기를 내려놓고 골치 아픈 듯이 머리를 긁적였다. 이미 몇 차례나 배드 엔딩을 본 모양이었다.
[player]너도 미연시에 관심이 있을 줄 몰랐네, 넌 SF 장르 게임을 더 좋아할 줄 알았는데.
[이치노세 소라]트렌드를 파악해 두면 다른 사람들이랑 대화할 때 더 많은 화제를 꺼낼 수 있지.
[player]하하, 어떻게 보면, '두근두근 물리학과'는 소라의 인정을 받은 셈인 건가? 나도 더 관심이 생기네.
[이치노세 소라]PLAYER, 이 게임 아직 안 해 봤어?
소라가 고개를 들곤, 기쁨이 가득 찬 눈으로 날 바라봤다. 이런 눈빛은 복잡한 수학 올림피아드 문제를 풀었을 때에나 볼 수 있는 눈빛이었다.
[player]응, 그냥 홍보 영상이나 개발진 인터뷰 정도만 봤어. 구체적으론 잘 몰라.
[이치노세 소라]콜록…… 그럼 같이 해 보는 건 어때?
[player]응? 하지만 '두근두근 물리학과'는 싱글 플레이 아냐?!
소라는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더니 멋쩍은 듯 노트를 펼쳤다. 노트엔 소라가 게임을 하면서 발견한 베드 엔딩 루트들이 기록되어 있었고, 내용은 생각보다 훨씬 많았다.
[이치노세 소라]게임을 제대로 이해하려고, 시작 전부터 비슷한 게임들을 특별히 조사를 했었어. 홍보 영상, CG 그래픽, 게임 공략, 유저 평가 같은 것들도 다 놓치지 않고 확인했지. 그리고 그걸 여기 표로 정리해 뒀어.
[이치노세 소라]근데 지금 문제는…… 이렇게 많은 데이터가 있는 데도 아직 클리어를 못했다는 거야.
[player]클리어를 하려면 인터넷에서 공략을 찾아보는 게 가장 빠르지 않을까?
[이치노세 소라]하지만 그러면 '교감'이라는 의미를 잃게 돼…… 게임 자체엔 문제가 없으니까, 다른 방법으로 클리어 방법을 찾아야만 해. 그리고 너라면 색다른 데이터 표본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거야.
[player]미연시 하는 데 데이터 분석까지 하는 사람은 이한시에 너뿐일 거야. 어차피 마작장도 꽉 찼고 금방 자리가 날 것 같지도 않으니까, 그럼 한번 해 볼까.
대답을 듣자, 소라는 즉시 자신의 옆자리를 내어 주며 내가 앉을 수 있도록 해주었다. 그러고는 기다렸다는 듯이 '다시 하기'버튼을 눌렀다.
게임 화면이 어두워졌다 다시 밝아지며 나와 소라를 어두운 골목으로 인도했다. 어떤 뚱뚱한 남자아이가 여러 사람에게 둘러싸인 채 책가방을 꼭 붙들고 있었다.
[불량소년 A]거기 뚱땡이. 일부러 학교 뒷문으로 나가는 건 누굴 피하려고 그러는 거냐?
[불량소년 B]요즘 지갑이 영 썰렁해서, 용돈 좀 빌려 줬으면 좋겠는데~ 하하하하하!
[player]잠깐, 내 기억이 맞다면 '두근두근 물리학과'의 배경은 대학 캠퍼스였을 텐데? 이 불량한 중학생들은 대체 뭐야?
[이치노세 소라]이건 프롤로그야. "초등학교를 다니던 주인공이 불량배들한테 괴롭힘을 당하다가 우연히 여주인공을 만나게 되고, 대학교에서 다시 재회하자 주인공은 여주인공을 쫓아다니기 시작한다." 게임 소개에 이렇게 쓰여 있었어.
[player]그런 거였어, 그럼 이 다음은 '미녀가 영웅을 구하는' 전개가 되겠는데~
말을 마치자, 똑같은 교복을 입은 여자아이가 화면에 나타났다. 그녀는 빠른 속도로 불량배 사이를 비집고 들어왔고, 마치 보호자 마냥 자세를 취하며 주인공 앞에 섰다.
[???]멈춰, 더 이상 괴롭히지 마!
[불량소년 A]얜 또 어디서 굴러온 거야, 누가 얘 좀 치워봐!
[???]내가 선생님한테 전화해 뒀어! 금방 오실 거야, 이렇게 다른 애들 괴롭히면 반성문이나 쓰게 될걸!
[불량소년 B]하, 웃기고 있네. '반성문'을 어떻게 쓰는지는 알고 있냐?!
[불량소년 A]진짜 누가 오는 것 같은데, 일 커지면 귀찮으니까 일단 가자. 쳇, 김빠지네.
[불량소년 B]운 좋은 줄 알아라, 다음에 걸리기만 해봐.
[불량소년 A]야, 그만해, 빨리 가자.
불량소년들이 가고 골목길엔 두 사람만 남게 됐다. 하늘에선 때마침 작은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화면엔 안개가 뒤덮인 듯했다. 그리고 작은 몸집의 여자아이가 몸을 돌려 남자아이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밀었다.
[???]괜찮아? 일어날 수 있지? ……걱정 마, 나쁜 녀석들은 내가 이미 쫓아냈으니까 다시 오진 않을 거야. 근데 넌 이름이 뭐야?
하지만 훈훈한 장면이 잠시 멈추며, 화면엔 알림이 하나 나타났다: "플레이어의 이름을 입력하세요."
소라는 능숙하게 마우스를 랜덤 버튼으로 가져갔다. 난 소라가 게임을 같이 하자고 했던 취지를 다시 떠올리면서, 좀 더 제대로 역할에 몰입해 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player]소라, 이번엔 이름을 직접 지어 보는 건 어때?
[이치노세 소라]응?!
[player]미연시는 보통 게임이랑 다르게 자신 이름을 넣으면 더 몰입감이 생겨. 한번 다른 시각으로 다시 플레이해 보면 클리어할 수 있을지도 몰라.
[이치노세 소라]그 이론을 받쳐 줄 만한 데이터는 없겠지만, 시도해 볼 가치는 있겠네.
그렇게 소라는 '이치노세 소라' 캐릭터를 컨트롤하며 화면 속에서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조금 유치해 보이는 이런 행동이 웃음을 참을 수 없게 만들었다. 옆에 있던 사람도 나의 생각을 읽은 것인지, 가볍게 헛기침을 하였다.
[이치노세 소라]확실히 다른 기분이야…… 콜록, 너한테 도움을 요청한 건 역시 정답이었어.
[player]훗. 게임은 이제 막 시작됐으니까, 이런 말을 하기엔 아직 이를지도 모르지만, 어서 여주인공한테 가서 대화해 봐, 이미 기다리다 지친 모양이야~
['이치노세 소라']나…… 나는 이치노세 소라.
[???]이치노세, 소라? 예쁜 이름이네. 다음부턴 이렇게 늦은 시간에 혼자 집에 들어가지 마, 위험하니까.
['이치노세 소라']가, 가는 거야?
여자아이는 방금 자신이 한 일이 얼마나 용감한 행동이었는지 의식하지 못한 듯했다, 그렇게 그녀는 가볍게 손을 흔들며 골목길을 떠날 준비를 했다.
['이치노세 소라']잠깐…… 아직 네 이름을 못 들었는데.
[???]류우시, 내 이름은 류우시야……
그녀의 목소리가 빗방울 소리에 묻혀 희미하게 들려왔다, 몽환적이었다. 만약 방금 그녀가 건네준 우산을 들고 있지 않았더라면, 방금 일어난 모든 일들이 꿈이라고 생각되었을 정도였다.
['이치노세 소라']류우…… 시? 물리 수업에서 선생님이 '입자'를 다른 말로 '류우시'라고 부른다고 하셨었는데, 특이한 이름이네. 그래도…… 고마워, 분명 우린 나중에 또 만날 수 있을 거 같아.
퉁, 퉁, 퉁……
프롤로그가 끝나자, 소라가 테이블 위에서 손가락을 두드리는 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갸우뚱하게 고개를 틀고 있던 소라의 눈에 '이해 불가'라는 단어가 비쳐 보이는 듯했다.
[이치노세 소라]어째서?
[player]어째서라니?
[이치노세 소라]어째서 여주인공이 혼자서 주인공을 구하려고 한 거지? 게임 설명에 있는 인물 소개로 봤을 땐, 여주인공은 무술 유단자도 아니고 도장을 하는 집안도 아닌데 말이야. 실제론 아무 중학생이나 데려와도 여주인공을 금방 제압할 수 있었을 거야. 그러면 그 둘은 오히려 더 위험해지지 않았을까?!
미소녀가 영웅을 구하는 스토리는 비록 뻔하지만, 인연의 시작을 알리는 상징과도 같다. 드라마나 소설, 혹은 게임에서조차도 흔하게 사용되는 클리셰이기도 하다. 그래서 난 소라가 제기한 문제에 대해서, 한 번도 그런 각도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난 잠시 생각한 후, 다시 소라의 생각을 먼저 들어 보기로 했다.
[player]그럼 어떻게 해야 했을까?
[이치노세 소라]음, 만약 나였다면…… 분명히 상대방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을 만한 선택을 했을 거야. 사람을 불러온다거나 해서 말이야. 상대가 중학생이라는 사실을 고려해 보면, 비슷한 또래의 학생들은 아마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그러니까 그런 상황에선 오히려 선생님을 불러오는 편이 더 안전한 방법이었겠지.
그리고 소라는 잠시 뜸을 들인 뒤, 한 마디를 더 덧붙였다.
[이치노세 소라]체육 선생님이 가장 좋겠네.
소라의 말과 함께, 의지와 상관없이 머릿속에서 구체적인 상황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여러 사람들한테 둘러싸인 주인공이 공포에 떨고 있다. 하지만 이때 골목길 입구에서 무게감 있는 발소리가 들려오고, 건장한 체육 선생님이 나타나 앞에 서자 불량소년들은 줄행랑을 친다.
그리고 자신을 구해준 선생님과 마주하며, 주인공은 벅차오르는 감정을 느낀다. 주인공은 우수한 성적을 받아 선생님의 도움에 보답하기로 마음을 먹게 되고, 얼마 뒤 수학 올림피아드 금메달을 달성하며 학교에 영광을 가져온다.
음, 뭔가 파이팅 넘치는 스토리가 됐네. 그런데…… 이건 연애 게임이잖아!
[player]일리가 있는 말이야, 하지만 인간이 모든 순간에서 이성적인 사고를 유지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 그러니까 결과를 알고 있더라도, 자기도 모르게 앞으로 달려나가게 되는 거지.
[이치노세 소라]콜록콜록…… 그럼, 너도 그렇게 할 거야?
[player]당연하지, 인간은 원래 복잡하고 모순적인 존재잖아.
소라는 건강이 좋지 않아 타인과 함께한 시간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난 지금 소라가 품은 의구심도 완벽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서 원래 소라에게 여주인공의 행동에 대해 설명한 뒤 이해를 시켜 보려고 했지만, 소라는 뭔가를 오해하고 있었다.
[이치노세 소라]알겠어, PLAYER. 이런 걸 좋아하는구나?
[player]꼭 그런 건 아니지만……
그 순간 잠깐 잊어버리고 있었던 미연시에서 경쾌한 배경음이 울려 퍼지며 내 말을 끊었다. 그렇게 소라는 다시 게임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방금 전에 나눈 대화를 이어나가기엔 뭔가 좀 어색해졌으니까, 됐다, 나중에 다시 설명해 주기로 하자.
청춘의 숨결이 흘러넘치는 대학 캠퍼스의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꽃잎을 머금은 상쾌한 바람이 도서관의 창문을 통해 들어오며 햇빛을 더욱 부드럽게 만들었다.
이치노세 소라'는 책장들 사이를 누비고 있었다. 오늘은 교수님이 어쩐 일인지 강의 후에 따로 실험 스케줄을 잡지 않으셔서, 도서관에서 중요한 전공 서적을 빌리기로 한 것이다. 그는 목표와 점점 가까워지자, 신나서 손을 뻗었다……
하지만 그의 손이 책에 닿는 순간, 또 다른 손이 책등을 덮쳐 왔다. '이치노세 소라'는 손을 따라 그 팔이 뻗어온 방향을 바라보았고, 그곳엔 익숙한 얼굴이 있었다.
류우시'……라는 이름이 그의 머릿속에 다시금 떠올랐다, 긴 시간이 지났지만, 그래도 그는 한눈에 소녀를 알아보았다.
['류우시']미안 미안, 방금은 나도 모르게 그만. 일부러 그런 건 아니야.
['이치노세 소라']……너구나.
['류우시']우리…… 어디서 만난 적 있었나?
여자아이는 어리둥절한 모습으로 주인공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물론 '이치노세 소라'의 마음속 깊은 곳에 파도가 일렁이고 있음을 모를 것이다. 사람 사이의 연이란 때론 참 기묘하다. 달빛이 스며든 골목길 아래서 도움을 받고 십 년이 지난 오늘, 불빛이 환한 도서관에서 마음에 두고 있던 그 사람을 다시 만나게 되다니.
['이치노세 소라']임의의 두 가지 물체, 혹은 두 개의 입자 간 거리 및 질량의 곱에 비례하는 힘, 그것은 인력.
['류우시']응?
['이치노세 소라']아냐, 신경 쓰지 마. 갑자기 생각난 거야.
['류우시']너도 물리학과야? 후후, 진짜 신기하다. 근데 혹시 이 책, 내가 먼저 봐도 될까? 제발 부탁이야, 다음 주면 모의고사라 이 책이 꼭 필요하거든.
게임 화면은 여자아이가 손을 모아 부탁하는 귀여운 모습을 비추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뒤 화면에 두 개의 선택지가 나타났다. '책을 빌려준다'와 '내가 빌려 간다'.
나는 노트에 적혀 있던 실패 루트를 떠올리며 소라한테 말을 하려고 했지만, 소라는 바로 전자를 선택해 버렸다.
이후 화면 속의 여자아이는 책을 집어 들곤 주인공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어서 화면에 분홍색 상승 화살표가 나타나며 공략 대상의 호감도가 상승했음을 알려 주었다.
[player]괜찮은 플레이인데, 근데 왜 한 번도 클리어하지 못했던 거지?
[이치노세 소라]게임 디자인이 상식적이지 않으니까, 계산 결과에 편차가 발생하는 것도 이상하진 않지.
[player]상식적이지 않다고? 그게 무슨 말이지……?
[이치노세 소라]다른 게임들을 분석해 본 결과, 여기선 '책을 빌려준다'를 선택해야만 스토리가 진행될 수 있지만, 사실 이건 잘못된 거야. 고작 조금의 호감도를 높이기 위해서 50점 이상의 지식 포인트를 포기해야 한다니…… 너무 아까워.
[player]포인트? 지식? 그게 뭐야?
이 게임에 대한 내 이해도는 겨우 광고 영상을 본 정도이었기에 소라의 말을 이해할 순 없었지만, 내가 소라의 말을 끊자 소라는 캐릭터 창을 열어 천천히 설명해 주었다.
[이치노세 소라] '두근두근 물리학과'에는 신장, 체중과 같은 기초 정보 외에도 캐릭터에 지식, 민첩, 체력 같은 속성이 있어.
[이치노세 소라]그리고 모든 속성값은 시나리오에 진행에 다양한 영향을 끼치지. 예를 들면 민첩성은 특수 퀘스트 발동 확률을 높여주고, 체력은 일부 시간제한 퀘스트의 시간을 연장해 주기도 해.
[player]방금 얘기했던 지식 포인트는? 그건 무슨 용도야?
[이치노세 소라] '지식'은 이 속성들 중에서도 비교적 중요한 개념이야. 여주인공한테는 공부를 잘하는 사람을 좋아한다는 설정이 있으니까, 주인공의 지식 포인트를 200으로 만든 뒤에 고백을 시도하면……
[player]클리어를 할 수 있게 되는 건가?
[이치노세 소라]정확히는, 이후 시나리오에서 클리어에 성공할 확률이 80.75%에 달하는 옵션이지.
소수점 두 자리까지 계산하다니, 너무 진지하잖아!
[player]어디 보자…… 캐릭터의 현재 '지식 포인트'는 150점, 만약 방금 그 책을 획득했더라면…… 아! 이렇게 생각하니까 확실히 좀 아깝네!
[이치노세 소라]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미 기록해 뒀어, 나중에 이메일로 개발진들에게 피드백을 보낼 생각이야. 개선해 줬으면 좋겠네.
연애 게임에서 남녀 캐릭터 간의 상호작용을 넣는 건 정상적일 것이다. 하지만…… 게임에 대해 매우 진지하게 기록하고 있는 소라를 보고 있자니, 이 아이가 그런 부분을 이해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할 듯하다.
일전에 도서관에서 일어난 '책 대여' 이벤트로 인해, '류우시'와 '이치노세 소라'는 급속도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친구가 되었다.
['류우시']아아아아악…… 누구지?! 이제 막 우물에서 살아났는데……
여자아이는 학생회실의 소파에서 휴대폰을 든 채로 몸을 꼬아가며 소리쳤다. 흑백 화면엔 방금 암살자에게 습격 당해 죽은 장면이 계속 재생되고 있었다.
최근, 수업과 실험 시간을 제외하면 '류우시'는 항상 휴대폰을 들고 '맹연습'을 하고 있었다, 자신이 게임 고수가 되어 전장의 주역이 되길 고대하며.
['류우시']너무한 거 아니야? 이게 진짜 초보방 맞아?!
['이치노세 소라']이게 부 활동을 안 하는 이유였어? 왜 갑자기 이런 게임에 빠진 거야?
['류우시']몰랐어? 일주일 전에 학교에서 게임 대회를 개최한다고 공지했었는데?
['이치노세 소라']들었던 거 같기도 하네, 근데…… 그게 이거랑 무슨 상관이야?
['류우시']당연히 상관있지~
여자아이가 서랍에서 게임 대회의 포스터를 꺼내들곤, 그 안의 문구를 가리키며 '이치노세 소라'에게 보여 주었다.
['이치노세 소라']일등상…… 실험실 출입증?!
['류우시']맞아. 이 출입증만 있으면, 대학 생활 내내 마음껏 물리 실험실을 사용할 수 있어. 게다가 시간제한도 없다고~
['류우시']우리 같은 실험광들한테 이건 거부할 수 없는 상품이지. 내가 일등하면, 꼭 캣챗에 올릴 거라고.
['이치노세 소라']어디 보자, 0-13-2…… 방금 몇 등 하면 캣챗에 올릴 거라고 했지?
['류우시']야, 사람의 혓바닥으로 어떻게 그런 차가운 말을 할 수 있어! 난 이미 최선을 다하고 있다구, 내 손이 생각이랑 다른 걸 어떻게 해.
자신의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여자아이는 손을 들곤 흔들어 보였다.
['이치노세 소라']이 상품을 그렇게 받고 싶은 거야?
['류우시']당연하지~ 이걸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어.
['이치노세 소라']풉, 그렇게까지 무리할 필요는 없어. 나한테 더 좋은 방법이 있으니까.
['류우시']응?
예상을 빗나가지 않고, 게임 내에 또다시 두 가지 선택지가 나타났다. 소라는 나와 눈을 마주치며 미세하게 불안한 눈빛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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