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ヒントをあげる

Character: 

비록 전에 매니저님께 공공장소에서는 조심하라는 지적을 듣긴 했지만, 내겐 이미 '카나의 요구를 거절하지 않는다'라는 신조가 본능 속에 각인된 상태였다.
난 잠시 사색에 잠긴 뒤, 은밀하게 넘어지는 모션을 취했다. 일전의 스캔들 사건에서, 나와 카나가 쫓던 파파라치가 영화관에서 입간판에 부딪혀 넘어진 일이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 둘만의 비밀이기도 했다.
카나 역시 나와 함께한 시간들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때문에 그녀는 나의 신호를 보자 크게 깨달음을 얻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후지타 카나]음…… 정답은…… 영화 포스터? 입간판? 영화관?!
[MC]하하, 카나 씨가 하나라도 얻어 걸려 달라는 듯이 연달아 답을 내놨습니다, 정말 이기고 싶나 보네요. 하지만 축하드립니다, 정답입니다!
[MC]카나 씨, 게임의 승자로서 다음 곡의 제목을 말씀해 주시죠.
옆에 있던 아카네가 카나의 머리를 다듬어 주곤, 그녀를 앞으로 밀어냈다. 이어서 카나는 마이크를 이어받곤 내가 있는 방향을 향해 눈을 깜빡였다.
[후지타 카나]감사합니다. 다음 곡은, 저희 W.I.N을 정식으로 아이돌의 길로 들어서게 만들어 준 곡이에요.
[후지타 카나]전에는 무대에 서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만 아이돌이 되는 줄 알았어요, 하지만 나중엔 제가 틀렸다는 걸 알게 됐죠.
[후지타 카나]'아이돌'이라면 당연히 존경이나 우러러 볼 만한 면이 분명히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런 것들은 사실 무대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어요. 그래서 전, 모든 사람은 누군가의 아이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후지타 카나]저에게 있어, 저를 지지해 주시는 팬 여러분들은 모두 저의 아이돌이에요. 절 다시 무대에 설 수 있게 만들어 준 매니저 언니도 저의 아이돌이구요, 저와 모든 것을 함께한 미야와 아카네 역시 저의 아이돌이에요.
[후지타 카나]또…… 저에게 가장 소중한 그 '아이돌'…… 당신은 제가 어려움에 있을 때에도 계속 함께해 줬었죠. 또 흔들리던 제게 확신을 불어넣어 주셨어요. 당신의 존재는 제게 있어 앞으로 달려나갈 동력이 되어 주었답니다. 그러니까 카나도, 영원히 당신을 응원할게요!
[후지타 카나]그래서 저는 다음 곡을 모든 '아이돌'분들을 위해서 바치고 싶어요. 당신, 그리고 여러분. 모두가 반짝이는 <무지개 빛>이 되어 주세요!
[MC]카나 씨, 감사합니다. 그럼 W.I.N의 데뷔곡이자 이번 콘서트의 주제곡── <무지개 빛>을 함께 들어 보겠습니다!
[후지타 카나]그날, 햇빛 아래 첫 만남, 추억이 되어 버린 무지개──
노랫소리가 밤하늘을 반짝이며 가른다. 무대 위에서 일곱 빛깔의 조명이 모여들어 행운의 상징인 동화 속 무지개를 만들어 내었다. 미야와 아카네는 무대의 양측 끝에 설치된 승강기에 올라섰고, 그 모습은 마치 무지개를 만들어 낸것처럼 손만 뻗으면 잡힐 듯 보였다.
[팬 A]카나다!! 카나가 열기구 위에 있다!
그리고 소녀는 분홍색 열기구에 앉아 콘서트장 안을 돌고 있었다, 이곳에 있던 모든 팬들이 흥분에 휩싸이며 함성을 질렀다. 이건 콘서트가 시작되기 전, 팬들의 투표로 채택된 연출 방식이었지만, 다들 이게 정말로 실현될 줄은 몰랐던 모양이다.
[player]이게 바로 일등의 '특별 보상'이었네, 하하. 어쩐지 카나가 기를 쓰고 이기려 하더니!
[아카네]헤일로 속의 네 모습은, 점점 흐릿해져 가는데──
[미야]만일 내가, 크게 “Hello”를 외치면, 너는 미소 지으며 나에게──
[후지타 카나]널 만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고──
소녀는 행복과 희망의 상징인 열기구 위에서, 조금씩, 조금씩 내가 있는 방향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나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은 내게 머뭇거리거나 물러서는 것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듯 강렬하고도 집요했다.
[후지타 카나]너에게 닿기까지 이제 조금이지만, 앞으로 갈 용기가 부족해.
[후지타 카나]너의 손을 잡기까지 이제 조금이지만, 너의 대답이 필요해.
[후지타 카나]이미 정해진 너를 향해 달려, 나는 알고 있어. 따듯한 색이 가득한 미래──
카나의 노랫소리에 맞춰 나와 그녀 사이의 거리가 점점 좁혀져 간다. 마치 방금 전까지 느껴졌던 아이돌과 팬 사이의 거리감이 원래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다른 말은 전혀 필요치 않았다. 그렇게 나의 마음을 옭아매던 무언가가, 자연히 풀려가는 느낌이 들었다.
카나가 평범한 고등학생이든 인기 아이돌이든, 그런 사실은 이제 중요하지 않았다. 난 그저 무대 위에서 빛나는 그녀를 사랑했다. 그리고 무대 밑에서 활기가 넘치는 그녀의 모습 또한 사랑했다.
우리 사이의 거리, 객관적인 시선으로 보자면 물리적인 간격은 존재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의 마음은 한순간도 서로를 떠난 적이 없었다. 마치 지금 흘러나오는 노래 가사처럼──
[미야]모든 무지개 빛──
[후지타 카나]모든 그리움이──
[후지타 카나]우리의 첫 번째 두근거림을 비추고 있어──
[아카네]모든 무지개 빛──
[미야]모든 그리움이──
[아카네]우리의 미래처럼 모여들어──
이어서 간주가 흘러나오자 열기구는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무대 뒤로 내려갔다. 그리고 수십 초 뒤, 카나가 마치 기적처럼 내 뒤에서 나타났다.
그녀는 아마 무대 밑에 있는 빠른 통로를 통해 이쪽으로 달려왔을 것이다. 그녀의 호흡은 거친 상태였고, 나는 긴장하며 사방을 둘러보았다. 하지만 사람들의 시선은 현재 무대에 집중되어 있었고, 카나의 모습은 어둠에 가려져 발각되지 않았다.
[player]카, 카나?! 어떻게 여기에?!
[후지타 카나]쉿, 이건 계획된 간주 이벤트야. 마침 기회가 왔어. 나는 이제 아주 중요한 걸 너한테 확인받고 싶어.
[후지타 카나]알고 싶어…… <무지개 빛> 가사 중에, 그러니까…… 내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그 '아이돌'에게 전할 메시지가 담겨 있어. 그런데 그 '아이돌'은, 과연 메시지를 잘 받았을까?
콘서트 현장. 주위에는 온통 응원봉을 휘두르고 있는 팬들이 있었고, 무대 위에는 카나의 그룹 멤버들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 소녀의 눈동자 속은 오직 나의 모습만을 선명하게 비추고 있었다.
그녀가 열기구를 타고 내 쪽으로 올 때부터 난 이미 알고 있었다, 내가 바로 그 소중한 '아이돌'일 것이란 사실을. 그리고 난 잠시 생각에 빠진 뒤, 결국 <무지개 빛>의 가사를 통해 소녀에게 회답해 주기로 결정했다.
[player]응, 나도 널 만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어.
그리고 만족할 만한 대답을 듣게 된 소녀의 눈에는, 반짝이는 무지개의 빛깔이 보이기 시작했다.
무대의 스포트라이트가 내려오며, 카나는 몸을 숨겼던 곳으로부터 다시 대범하게 걸어 나갔다. VIP석에서는 격렬한 함성이 터져 나왔고, 그녀는 양손으로 하트를 그리며, 감정을 담아 노래했다.
[후지타 카나]모든 무지개 빛── 모든 그리움이── 우리의 첫 번째 두근거림을 비추고 있어──
[후지타 카나]모든 무지개 빛── 모든 그리움이── 우리의 미래처럼 모여들어──
소녀는 스텝을 밟으며 무대 위로 돌아갔고, 우리 사이의 거리는 또다시 멀어졌다. 하지만 이번엔 어떠한 고뇌도 없었다. 우리는 서로에게 있어 대체할 수 없는 무지개 빛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