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景色を楽しみながら右の道を行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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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말에 세상엔 완전히 똑같은 두 개의 나뭇잎은 없다고 했다, 마찬가지로 오늘과 내일 역시 같은 풍경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나는 체력도 좋고, 자유로운 성격이기도 하니까.
에인, 우리 오른쪽 길로 가자.
문제없지, 만약 가다가 힘들면 말해. 요즘에 무슨 '공주님 안기'같은 게 유행고 있다며? 네가 원한다면 그런 서비스 정도는 내가 해줄 수 있지, 하하.
지나치게 '아름다운' 장면이다. 나는 치를 떨고 연신 고개를 흔들며 생각을 머릿속에서 떨쳐냈다.
크흠, 초록불이야, 빨리 가자.
사거리를 돌자 도로 양쪽으로 뻗은 꽃송이들이 녹색으로 가득한 이곳에서 자신을 드러내며 앞다투어 피어나려는 모습들만 보였다. 멀지 않은 길모퉁이에는 작은 인공 호수가 있었고, 수면은 햇빛으로 인해 반짝이는 모습이 마치 줄줄이 늘어선 황금 줄기 같았다.
만일 에인의 발걸음이 점점 빨라지지 않았다면, 난 분명 이 기회에 제대로 경치를 감상하려 했을 것이다!
몇 분 뒤, 도저히 견디지 못한 나는 그의 꼬리를 붙잡으며 급정거를 시켰다.
에?!
에인, 걸음이 너무 빨라.
아, 미안 미안…… 습관이 돼서.
배달 시간 늦을까봐?
하하. 그런 건 아닌데, 느려지면 영감이 날 혼내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서.
영감… 에인의 아버지는 무서운 분이신가?
하마터면 나도 같이 영감이라고 부를 뻔했다, 하지만 다행히 나의 교양있는 미덕은 실시간으로 내게 예절이 제일이라는 알림을 주고 있었다.
그 정도는 아니고, 보통은 온화하시지. 그래도 부족의 족장이니까 나에게는 좀 엄격하게 대하시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말이야. 그래서인지 어릴 때부터 다른 사람보다 더 빠르고 잘 해야 한다는 습관이 생겼어.
결과만 봤을 땐 좋은 일일 수도 있겠네.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 내가 이한시에서 고용주들한테 인정을 받는 것도, 영감이 체력을 길러 준 덕분이니까 사실은 정말 고마워해야겠지.
그리고 배달원이라는 직업도 꽤 마음에 들어. 도시를 쏜살같이 누비는 느낌은 고향 사냥터에서 사냥감을 쫓던 느낌이랑 아주 비슷해, 제어가 안 되거든. 더 빨리, 더 빨리, 바람처럼 더 빠르게 달릴 수 있으면 좋을 텐데!
그렇긴 해도 가끔은 바쁜 것들을 내려놓고 여유롭게 슬로우 라이프를 즐기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선택이야.
여유…… 슬로우 라이프?
맞아, 요샌 예능에서도 슬로우 라이프를 많이 보여 주잖아. 우리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가야지. 예를 들어 지금 이 여행길의 양쪽 길에서 서로 다른 풍경을 발견할지도 몰라.
내 말의 의미를 깨달은 것인지, 에인은 크게 숨을 들이쉬고선 발걸음을 늦췄다. 그는 천천히 목을 돌려가며 양측에 펼쳐진 알록달록한 나무들과 하늘의 구름들을 바라봤다.
그리고 시선이 눈앞의 작은 오솔길에 떨어지자, 에인은 마치 시간도 같이 느려지는 듯한 감각을 느꼈다. 이어서 난 그가 두 손을 벌려 바람의 따뜻함을 어루만지고, 귀를 기울여 흐르는 물소리를 듣는 것을 보았다.
원래부터 맑았던 그의 눈은, 지금 이 순간 마치 주변의 풍경으로 인해 반짝임에 물든 듯했다. 그 모습은 마치 빛나는 보석처럼 찬란하며 눈길을 끌었다.
어서 여기 좀 봐봐! 저 구름, 마치 두 사람이 씨름을 하고 있는 것 같아.
내가 보기엔 여우 같은데, 음, 너 같네.
내가 저렇게 뚱뚱해?
털까지 합치면 비슷할 것 같은데.
난 그렇게 말하며 일부러 복슬복슬한 에인의 꼬리를 잡아당겼고, 그는 놀란 듯 구석으로 점프를 하며 꼬리를 보호했다.
멈춰 멈춰, 털이 빠진다고!!!
꼬리 털 관리가 그렇게 잘 되어 있는데, 좀 잡아당긴다고 해서 그렇게 쉽게 빠지진 않을 거야.
나는 웃고 떠들면서 에인과 꽃밭의 작은 길을 걸었다. 그러자 그도 다급함이 사라졌는지, 점점 걸음이 느려졌다.
이 길은 일 하면서 자주 지나다니는 곳인데 오늘 처음으로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보네.
왜냐면 너에겐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눈이 있기 때문이지.
하하, 내가 발견한 가장 아름다운 건, 그냥…… 음, 잠깐, 이건……?
나는 에인의 눈길을 따라 몸을 돌려 길가에 있던 한 가게의 유리 속 홍보 포스터를 바라봤다.
새로운 곰인형 굿즈 30일 아침 8:00시부터 판매 개시? 에인, 이런 굿즈에도 관심 있어?
내 고용주 때문이야. 말하면 너도 알 거야.
우리 겹치는 친구가 정말 많구나, 하하. 설마 치오리?
그 아가씨도 확실히 굿즈를 좋아하긴 하지, 하지만 내 고용주는 사실 그녀의 메이드야. 각종 곰인형 굿즈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날 고용했지. 물론 상당한 보수와 함께.
의외의 사실이었지만 일전에 쿠죠 리우에게서 들은 이야기가 생각나 박수를 쳤다. 치오리가 가방을 잃어버려서 저기압이었는데, 이후에 어떤 마음씨 좋은 사람이 인덱스를 찾아다 주었다고 했었다.
설마 네가 그 마음씨 좋은 사람?
마음씨 좋은 사람?
치오리의 가방을 찾아다 준 좋은 사람 말이야.
그 일 말이군. 사실 분실물 알림에 "후하게 보상하겠음"이라는 문구가 있었어, 그러니까 난 사실 그냥 푼돈 좀 벌어보려고 했던 일꾼에 불과했던 거지.
아, 도착했다.
에인의 기뻐하는 소리와 동시에, 조금 낡아 보이는 디저트 가게의 간판이 나타났다.
평범한 인테리어의 디저트 가게다. 아무래도 외진 곳에 위치해 있어서 그동안 보지 못했던 듯하다.
내부 인테리어에는 굉장히 공을 들인 것 같았다. 밝고 넓은 공간과 따뜻하고 부드러운 컬러의 조합이 잘 어우러졌고, 벽에는 손님들이 남긴 메모들과 사진이 걸려 있어 따뜻함을 배로 느끼게 해주었다.
하지만 내게 따뜻함을 느끼게 해준 건 다름아닌 이 아름다운 케이크들의 가격이었다.
어때, 내가 말한 대로 가성비가 좋지?
가게 주인
에인이구나…… 어쩐지 목소리가 낯이 익다 했어……
손님이 들어온 소리를 들었는지, 가게 주인이 나와서 인사를 했다. 가게 주인은 나이가 지긋하신 할머니였고, 친근해 보이는 말투로 보아 에인은 이곳의 단골 손님인 것 같았다.
이쪽은 네 친구니? 하하, 에인이 친구를 데려온 건 처음 보는구나.
어딘가 많이 들어본 듯한 대사인데, 설마 다음 대사는 '에인이 이렇게나 즐거워하는 건 오랜만이네.'는 아니겠죠?
하하하하, 내 나이라도 드라마는 본단다. 하루하루 살아가는데 뭐가 그렇게 즐겁고 슬픈 일이 많겠어. 하지만 에인 요 녀석은 매일 즐거움이 넘치지.
확실히 기분이 저조한 에인은 별로 본 적이 없다. 방금도 금세 기분이 좋아진 걸 보면 에인은 분명 긍정적이고 명랑한 햇살 같은 남자아이다.
속도보다는 타이밍이라고, 신상 디저트가 이제 막 오븐에서 나왔는데, 우리 에인하고 같이 온 친구가 나 대신 맛 좀 봐 주면 어떨까?
고맙습니다, 그럼 사양하지 않을게요!
에인은 날 데리고 창가 쪽 자리에 앉았다. 가게 안에 퍼지는 달콤한 향기가 신상 디저트에 대한 기대치를 높여 주었다.
느끼하지 않게 달콤하고, 크림이 입에 들어가자마자 녹아들면서…… 이한시 최고의 평가를 내려 주겠어: 딱 맛있는 달콤함.
이거, 너한테 줄게.
맛있는 음식에 빠져 있던 중, 어느 딱딱한 촉감의 물체가 에인의 손을 통해 내 손으로 건네져 왔다. 이어서 다섯 손가락을 펼쳐 보니, 그 안에는 뽀족한 무언가가 걸려 있는 목걸이가 있었다.
이건……?
스승에게 주는 답례. 조금 전에 나한테 새로운 생활 방식을 알려 줘서 고마워. 목걸이에 달린 건 내 송곳니야, 만약 괜찮다면……
에인은 모처럼 무게를 잡으며, 만일 내가 거절하면 바로 송곳니를 가져갈 것 같은 모습을 했다. 하지만 나란 사람은 손에 넣은 물고기와 송곳니는 절대 놓치지 않지. 난 목걸이를 빠르게 받아들고는 진중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응, 내가 잘 소장해 둘게.
한 시간 후
여유로운 시간이 지나고, 구매를 완료한 나와 에인은 같이 디저트 가게의 대문을 나왔다.
이따가 또 다른 할 일 있어?
오늘 다른 일정은 없어.
응? 그럼 저녁은……
에인은 웃으며 내 궁금증을 풀어 주듯 핸드폰을 흔들어 보였다.
곰인형 굿즈 정보에 대한 보수가 이미 들어왔다고. 그럼 남은 시간은 널 데리고 사냥이나 가 볼까?
사……냥? 하지만 내가 가야 할 곳은 혼천신사인데.
알고 있어.
날 데리고 이한시의 다른 생활을 느끼게 해 줬으니, 이제는 내가 너한테 또 다른 마작 생활을 느끼게 해 줘야지.
준비는 됐겠지? PLAYER.
마작이라 하니 온몸으로 자신감과 에너지를 뿜어냈다. 이 순간 에인은 부족의 후계자가 되기에 손색없는 모습이었다.
물론이지, 안 봐줄 거라고.
마작과 관련된 일이라면, 난 쉽게 패배를 인정할 수 없다.
하지만 그날, 나, 에인, 이치히메, 멍지로가 혼천신사에서 벌였던 대국에 대해서는, 이전과는 또 다른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