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are here

検査を受けるようエインを説得する

Character: 
categoryStory: 

에인. 어려워하는 건 알지만, 의사 선생님도 문제가 뭔지는 알아야 적절한 치료를 해 줄 수 있는거 아니겠어? 그러니까 여기서 검사를 받는 게 좋을 것 같아.
여우의 꼬리는 아무에게나 허락되는 게 아닌걸.
뭐? 그럼 대체 누가 나한테 "내 꼬리 만질래?" 라든가 "내 꼬리는 아주 부드럽다고"같은 말을 하는 건데?!
너는 다른 사람이랑은 다르다고!
크흠!
점차 토론의 논점이 빗나가려고 하던 그때, 계속 조용히 있던 의사가 갑자기 기침을 하면서 우리의 대화를 끊었다. 그리고 의사는 일어나 천천히 의료용 장갑을 끼면서 거절할 수 없는 어투로 내게 명령했다.
제가 꼼꼼하게 검사할 테니, 가족분께서는 같이 들어오셔서 환자를 침상에 눕혀 주세요.
……아, 알겠습니다.
오 분 후
제아무리 우수한 사냥꾼인 에인이라 할지라도, 두 개의 손으로는 네 개의 손을 당해내지 못했다. 내가 의사 선생님을 도와드리며 에인은 이제 진료실 침대에 누워 순순히 진찰을 받을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얼굴이 완전히 베개에 파묻혔는데, 숨은 쉴 수 있겠어?
마을 사람들이, 사냥꾼이 마치 사냥감처럼 쓰러져 있다는 사실을 알면 분명 날 비웃을 거야.
진료실의 사냥꾼은 의사라는 사실을 잊지 마. "우수한 사냥꾼은 절대 실수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가르쳐 준 사람은 바로 너였어. 남의 땅에서 진다고 해도 결코 부끄러운 게 아니야.
하지만 내 꼬리는 이미 만져졌는걸. 저녁에 집에 돌아가면 세 번은 씻어야겠어! 세 번은!
길다란 손가락이 숫자 3을 표시하며 강조하듯이 손가락과 몸을 흔들어보였다.
이어서 다음 순간, 무감정한 의사의 소리가 다시 한번 울려퍼졌다.
힘 풀지 마시고, 꽉 잡고 계세요.
……네!
의사 선생님, 에인은 어떤가요? 털 빠짐 원인은 찾은 건가요?
의사가 에인의 꼬리를 놓자, 나는 부끄러워서 얼굴이 빨개진 얼굴을 한 여우를 쳐다볼 겨를도 없이 의사에게 급하게 다가가 에인의 상태를 물어보았다.
네, 원인은 아주 명확하네요. 아까 전에 제게 증상이 가장 심한 환부를 말씀해 주셨는데, 이건 면도칼로 잘라낸 겁니다.
……네?!
여기를 보시죠. 탈모가 생긴 부근이 굉장히 깨끗하죠? 자연스럽게 뽑힌 털이 아니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옆쪽 털에 묻어 있는 붉은색 페인트도 보실 수 있습니다.
제가 보기엔, 이 '환부'는 털에 묻은 붉은색 페인트가 떨어지지 않아 스스로 잘라 낸 것 같군요.
하지만 그날 에인과 만났을 때, 에인의 꼬리는 멀쩡한 데다가 내가 만지고 나서야 털이 빠졌는데요.
그건 저도 잘 모르겠군요, 당사자한테 한번 물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막 검사를 마치고 테이블에 앉은 에인을 바라보니, 에인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선 내 시선을 피하려고 했다.
에인,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확실히 이제 더 이상은 숨길 수 없을 것 같네…… 음, 사실 전부터 말하려고 했었는데, 매번 이런저런 이유로 말을 못했어.
며칠 전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을 때 실수로 꼬리가 페인트 통에 빠져버렸지 뭐야. 페인트는 잘 안 씻기지, 마음은 또 급하지, 그런데 페인트가 묻은 범위가 그다지 크지는 않아서 그냥 싹 밀어버린 거야.
그럼 빠진 여우털은 뭐야?
크흠. 털을 깎고 나서야 알아차린 건데, 꼬리에 털이 없으니까 영 보기가 안 좋더라고…… 그래서 이웃 아주머니한테 접착제를 빌려다 털을 다시 붙여 놨던 거야. 자세히만 안 보면 문제가 없어서 그냥 네가 만지도록 내버려 뒀던 건데……
아, 이렇게 보니 아무래도 내가 문제였었나?
아니, 아니, 당연히 내 문제지. 이미 깎아버린 털을 다시 붙이려고 했다는 게 부끄러워서, 너한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전혀 모르겠더라.
가까스로 용기를 내 고백을 하려고 했지만, 네가 전부 나을 때까지 나랑 같이 있어 주겠다고 말하니까, 나는…… 그러면 우리가 더 오랫동안 함께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들어서……
그게 네 '탈모'의 진실이었구나.
미안해, 오랫동안 걱정하게 만들어서.
에인의 목소리가 작아지다 못해 들리지 않을 정도로 줄어들었다. 건장한 여우가 마치 작은 한 마리 토끼 같은 모습을 하고는 무고한 눈빛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휴유…… 인생이란 연극과도 같으니, 이번 생에 인연이 닿았으니 만남도 있는 것. 내게 화를 내도 나는 화를 내지 말 것, 홧병이 나도 나를 대신해 줄 사람은 없으니……
PLAYER, 뭘 중얼거리는 거야?
화를 삭히려고 부르는 노래야. 마음을 좀 가라앉혀야 법률 신문에 "핏빛으로 물든 진료실" 같은 제목으로 보도되는 일을 피할 수 있을 것 같아서.
………………
아무래도 이건 안 되겠다고 느낀 에인은, 다시 의자에 앉으며 벌을 달게 받겠다는 표정으로 날 바라보았다.
난 에인이 일부러 저런 표정을 짓고 있다는 걸 알고 있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저 눈빛을 무시할 수 없어서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가라앉혔다. 이어서 곁눈질로 계속해서 내 눈치를 보던 에인의 모습에 결국 내 입꼬리가 올라가고 말았다.
그래도 좋은 소식이라서 다행이야. 아무 문제 없이 건강한 데다가, 털에도 문제 없는 거잖아.
실례하겠습니다. 털 빠짐 관해서 말인데, 아직 진료가 안 끝났거든요.
네? 이미 모든 사건의 전말을 알고 계신 거 아니에요?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건 환자 분께서 말씀해주신 부분이고, 검사 결과를 확인하니 평소에도 털이 자주 빠진다는 걸 확인했거든요. 바로 이렇게 말이죠……
에인에게 몸을 돌리라고 전한 의사는 손을 뻗어 꼬리를 쓸어내렸다. 그랬더니 길고 짧은 털이 공중에 휘날리며 주위를 주황색으로 물들였다.
에인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손을 뻗어 자신의 꼬리를 매만졌다. 하지만 아무리 꼬리를 쓸어넘겨도 계속해서 손에 묻어나오는 털은, 실제로 탈모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만을 끊임없이 일깨워 주고 있을 뿐이었다.
말도 안 돼! 내가 진짜로 탈모라고?!
후후, 증세는 심각하지 않으니까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 약만 먹으면 증상이 많이 좋아질 겁니다.
말도 안 돼, 내가 탈모라니…… 이건 꿈이야, 분명 꿈이 분명해.
너무 큰 충격을 받은 에인이 꿈에서 깨어나려는 듯이 자신의 손가락으로 팔뚝에 충격을 주려고 하기에, 나는 급하게 에인을 제지했다.
현실을 똑바로 봐야 해, 에인. 너는 탈모야.
하지만 난 지금 이렇게나 건강한데? 탈모라니 이상하잖아.
허허,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아도 털 빠짐 현상이 생길 수 있어요. 요 며칠간 이 진실을 어떻게 밝혀야 할지 고민하느라 스트레스가 생겨서 이런 현상이 생겼을 수도 있지요. 자, 이 약을 매일 오후에 복용하도록 하세요.
물론이죠. 이번에는 제가 꼭 감시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안돼!!!!!
일주일 후
이치히메, 혹시 에인이 어디로 갔는지 봤어?
주인, 오늘은 일찍 왔냥. 이치히메, 멍지로, 망할 토끼는 에인씨 한테 과자를 받고 동쪽에 있는 다용도실에 숨어 있겠다는 걸 말하지 않기로 했다냥. 주인이 나가면 마작을 하러 나오겠다고 했다냥.
고마워, 이치히메. 멍지로랑 놀고 있어. 그럼 먼저 가 볼게.
우리는 말하지 않아도 다 안다는 듯이 눈빛을 교환하며, 웃으면서 가져온 간식을 이치히메에게 건네 주었다. 그리고 나는 약사발을 손에 들고선 에인이 숨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에인의 탈모가 우려가 아닌 현실이 되자, 에인은 어쩔 수 없이 현실을 마주봐야만 했다. 하늘이 내린 벌인지, 에인의 약은 매우 썼고, 때문에 이 약을 끓일 때마다 혼천 신사에 계속해서 쓴 향기가 퍼져나갔다.
좋은 약은 입에 쓰다잖아. 에인, 왜 이런 간단한 사실을 외면하려는 거야? 내가 매일 일부러 신사에 와서 약을 전부 마시는 걸 확인하고 있는 건, 전부 에인 너를 위해서라고.
푸훗…… 나도 납득하기 힘든 핑계네, 하하하핫. 도대체 누가 에인한테 오랫동안 거짓말을 하게 만들고, 쓰디쓴 약을 먹도록 감시하게 했는지 정말 궁금한걸. 이게 다 여우가 거짓말을 한 것에 대한 대가라고.
그렇게 생각한 나는 다용도실의 입구에 서서, 슬그머니 문을 두들기며 상냥한 목소리로 에인을 불렀다.
에인, 약 먹을 시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