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藤田佳奈

카나랑 니노미야는 초등학교 때 같은 반 친구였던 것 같은데, 혹시 카나가 뭔가를 알고 있지 않을까?
후지타 카나
[후지타 카나]왜 갑자기 전화할 생각을 하셨을까? PLAYER.
[player]너한테 물어볼 게 있어, 어떻게 된 거냐면……
나는 무대극과 더불어 니노미야가 참가를 거부한 일들을 카나에게 들려 주었고, 그녀는 즉각적으로 반문했다.
[후지타 카나]하나쨩네 반에서 하는 무대극이, 혹시 <음악의 집>은 아니지?
[player]시라이시 선배한테 들었어? 방금 무슨 극이라고는 얘기 안 한 것 같은데.
[후지타 카나]역시…… 어쩐지 하나쨩이 이렇게 거부 반응을 보인다 했어. 다른 타이틀이라면 모를까, <음악의 집>은 정말 안 돼.
[후지타 카나]PLAYER, 나하고 하나쨩이 어릴 때 반에서 무대극을 했던 거 알지?
[player]알고 있지, 그래서 너한테 전화한 거고…… 잠깐, 설마?
[후지타 카나]맞아, 우리 반에서 그때 했던 연극이 바로 <음악의 집>이었어. 그때 하나쨩은 정말 여주인공이 되고 싶어 했는데, 다른 사람들이 하나쨩의 의견을 무시해서 결국 배경에 있는 나무 역할을 하게 됐었지.
[후지타 카나]마지막에 노력상을 받았다곤 하지만, 분명 즐거운 기억은 아닐 거야. 나도 그때 속 없이 축하를 해줬었어…… 다행히 하나쨩은 그 일로 날 외면하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말이야.
[player]……그럼 니노미야가 이 연극에 참가하기 싫어하는 것도 이상하진 않네.
[후지타 카나]나도 무대 위에서 즐거워하는 하나쨩의 모습을 정말 보고 싶지만, 하나쨩이 싫다면 역시 무리하진 않는 게 좋겠는걸.
[player]그것도 그렇네, 여러모로 알려 줘서 고마워.
[후지타 카나]별것도 아닌걸, 그럼 난 일이 있어서 이만 끊을게.
[player]그래, 다음에 시간 나면 같이 마작하자.
수 년의 시간이 지난 뒤 반에서 또다시 무대극을 하게 됐는데, 그게 하필이면 같은 작품이라니. 그날 니노미야는 어떤 심정으로 이런 '우연'을 마주했을지 궁금했다.
납득할 수가 없었을까? 아니면…… 어쨌든 그녀가 어떤 기분이든, 내가 낮에 했던 말들은 분명 경솔했다. 가능하다면, 지금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player]……역시 만나서 얘기해야겠다. 마주보고 제대로 사과해야지.
연극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서는, 카나의 말처럼 역시 무리하진 않는 편이 좋을 듯하다. 그녀가 또다시 유쾌하지 못한 기억을 떠올리지 않게끔 말이다.
[player]하지만 '이대로 끝'이라며 마무리를 짓는 게 정말 좋은 일일까……
또다시 돌아온 주말, 나는 아사바 고등학교의 정원에 와 있다. 그리고 역시 바쁜 니노미야의 모습이 보였다.
[니노미야 하나]여…… 여긴 왜 오셨어요?
[player]도와주러 왔지, 열정적인 시라이시 나나 학생은 가족이랑 놀러 간다고 하셔서 말이야. 너 혼자선 힘들잖아.
[니노미야 하나]……어째서 제가 오늘 여기 있을 거라고 생각한 거죠? 헛걸음 할 수도 있잖아요.
[player]시간을 계산해 봤는데, 베고니아한테 물을 줄 날짜가 됐더라고. 그리고 오늘은 날씨도 나쁘지 않으니까 네가 화분들을 꺼내 햇빛을 쐬게 해 줄 거라고 생각했지.
[player]그럼 물 주러 가 볼게…… 맞다, 지금은 햇빛이 강하니까, 햇빛을 많이 쬐면 안 되는 화분들은 먼저 그늘로 옮겨 놓을게.
[니노미야 하나]네, 그런데 정말 부러울 정도의 학습 능력이네요. 한 번밖에 말해주지 않았는데 그걸 전부 기억하다니.
[player]꼭 그렇지도 않아. 요 며칠간은 시간이 날 때마다 인터넷에서 꽃에 대한 정보들을 찾아보곤 했거든. 기왕 도우러 오는 거니까, 이런 요점들은 알고 있어야 효율적이지.
[player]지금은 괜찮지만 좀 이따 바빠지기 시작하면 이런 디테일한 부분들은 잊어 버릴 수도 있어. 그래도 니노미야가 말했듯이 많이 하다 보면 경험도 쌓일 거고, 신경 쓰는 방향으로 노력하다 보면 계속 좋아질 거라고 믿어.
[니노미야 하나]그렇군요, 하지만 아쉽게도 모든 일이 신경 쓰고 노력한다고 해서 다 해결되는 건 아니죠……
니노미야의 기분이 아직 다운되어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다행인 점은, 우리 사이의 분위기가 그날의 유쾌하지 못한 일 때문에 크게 어색해지거나 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30분 후
그렇게 잠시 바쁜 시간이 지나간 뒤, 우리는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니노미야는 여전히 자리를 찾아 책을 펼쳤다. 오늘 그녀가 가져온 책은 <음악의 집>이 아니었다.
[player]저번에 읽던 책은 다 본 거야?
[니노미야 하나]다 봤고, 오늘은 안 가져왔어요. 그건 이미 몇 번이나 읽은 책이었는데, 그날은 그냥 갑자기 가져오고 싶어서 가져온 거였어요.
니노미야는 책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고, 난 그녀가 조용한 목소리로 "이미 지난 일이잖아……"라고 말하는 걸 들을 수 있었다. 분명, 니노미야는 이 주제를 피하고 싶어하는 모양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