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er] 대청소가 중간에 중단되는 게 얼마나 고통스러운 건지 충분히 이해해. 나는 네가 계속 청소하는 걸 지지하겠어.
[쿠죠 리우] 하지만, 이제 곧 신사 영업 시간이라 손님이 오고 나면 청소하기가 불편해지겠죠. 그리고, 오늘 저의 일은 치오리 아가씨를 대신해 여러분과 마작을 하는 거예요.
[player] 마작은 어떤 날이든 칠 수 있어, 아니면…… 이치히메, 멍지로. 오늘은 하루 쉬고 혼천 신사를 대청소하는 게 어때? 이러면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으니까, 너희들도 속상해 할 필요 없잖아.
[이치히메] 주인이랑 같이 대청소냥? 이치히메는 좋다냥!
[멍지로] 이 몸도 동의한다멍.
[쿠죠 리우] 그럼, 혼천 신사는 안심하고 저한테 맡겨 주세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치히메] 이치히메도 분신쇄골하겠다냥!
[player] 사자성어를 아무렇게나 쓰지 말라고!
[-] 이렇게 혼천 신사의 대청소가 갑작스레 막을 올렸다.
대청소 몇 시간 후
[-] 대청소는 리우의 인솔 하에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됐고, 몇 시간 만에 커다란 성과가 있었다.
[이치히메] 리우 정말 대단하다냥…… 이치히메가 열 명 있어도 못 끝내는 일을 리우는 혼자서 끝내 버렸다냥……
[멍지로] 쿠죠 아가씨가 대단한 건 일찍이 알고 있었지만, 지금은 처음 알게 됐을 때보다 더 대단해 보인다멍. 완전 청소 전문가야.
[쿠죠 리우] 당연하죠, 저는 세계 제일의 메이드가 될 거니까요. 각종 기술들을 부단히 연마해야 합니다!
[이치히메] 불타오른다냥! 이치히메 결정했다냥!
[player] 리우처럼 수행하기로 결정한 거야?
[이치히메] 이치히메는 반드시 주인을 세계 제일의 주인으로 육성할 거다냥!
[player] ……그래, 육성이 뭔지는 알겠지.
[이치히메] 리우는 이미 엄청 고생했다냥! 그러니까 방금 주방, 창고, 접객실, 마작실, 그리고 여기저기를 정리하면서 나온 쓰레기들은 전부 주인한테 맡기겠다냥!
[player] 어떨 땐 주인이라는 신분이 딱히 필요 없겠다는 생각도 들어…… 멍지로! 도망치지 마!
[멍지로] 이 몸의 허리가 아직 낫지 않은 것 같다멍, 단짝, 넌 분명 세계 제일의 단짝이 될 거다멍.
[player] 낫지도 않았는데 그렇게 빨리 도망칠 수 있다고? 연기라도 좀 제대로 하라고 어이!
혼천 신사 밖
[player] 후! 마지막 봉투인가! 오케이!
[-] 청소 하면서 나온 크고 작은 쓰레기들을 처리한 후, 나는 노동으로 삐걱거리는 몸을 폈다.
[player] 결국 내가 모든 걸 짊어지게 될 줄은 몰랐네. 하지만 역시 리우야, 효율이 정말 높은걸. 오전 시간 동안 신사를 그럴싸하게 정리해 놓다니, 덕분에 나도 청소 노하우를 꽤 배웠어.
[player] 그러고 보니 리우는 아마 작년에 고등학교를 졸업했었지, 하지만 열심히 지휘하는 모습에는 카리스마가 상당하던걸. 고등학교 때 담임 선생님이 떠오르네……
[player] 갑자기 교실 창문으로 수업을 잘 듣고 있는지 살펴 본다든지, 장난치고 있는 학생 뒤로 몰래 다가가서 어깨를 툭툭 두드리는 그런……
[???] 안녕하세요.
[player] 으아아아악!
[-] 혼잣말을 하고 있던 와중에 갑자기 누군가가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고개를 돌려보니, 점잖아 보이지만 눈빛에 예리함이 서린 아저씨가 있었다. 표현하자면, 대략 '담임 선생님'의 정도의 이미지였다.
[???] 실례했군요, 놀라게 해 버렸네요.
[player] 누, 누구시죠?
[선생님] 저는 성정여고 선생님입니다. 그리고 쿠죠는 제 학생이죠. 혹시 그 학생이 오늘 혼천 신사에 있나요?
[player] 에?
혼천 신사
[player] 나 돌아왔어.
[쿠죠 리우] 응? 쓰레기를 전부 처리하셨나요? 제가 생각한 것보다 체력이 더 좋군요.
[쿠죠 리우] 간식을 조금 가져왔으니까 배 좀 채우세요. 저는 마작 테이블 좀 더 닦다가 밥을 하러 갈게요. 그리고 오늘 당신의 활약이 나쁘지 않았으니, 메뉴 주문을 허락하도록 하죠.
[-] 내가 돌아왔을 때 리우는 집중해서 마작 테이블을 닦고 있었다. 그녀는 고개조차 들지 않은 채로 내게 말을 하기 시작했고, 당연히 손님이 하나 따라붙은 것도 보지 못했다.
[player] 흠흠, 리우. 네 선생님이 오셨어.
[쿠죠 리우] 음?
[-] 리우는 그제서야 고개를 들었다.
[쿠죠 리우] ……선생님?
[선생님] 음, 쿠죠 학생…… 어이, 어딜 가는 거야? 거기 서!
[-] 리우는 마작 패를 버려두고 빠르게 먼 곳으로 뛰어나갔다, 그리고 선생님도 그 뒤를 쫓는다.
[-] 이어서 두 사람이 멀어지는 걸 보며 이치히메가 다가와 물었다.
[이치히메] 주인, 무슨 일이냥?
[player] 음…… 간단히 말하자면 저분은 리우의 고등학교 선생님인데, 작년에 리우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안 갔거든. 그래서 선생님이 대학에 가라고 설득하기 위해 찾아온 거야.
[-] 난 방금 전 선생님과의 대화를 곱씹으며 이치히메에게 내용을 요약해 줬다. 리우와 선생님은 쫓고 쫓기며 한 바퀴를 다 돌고선 다시 우리 근처로 다가왔고, 나와 이치히메를 기둥 바라보듯 하며 우릴 사이에 두고 싸우기 시작했다.
[쿠죠 리우] 어떻게 여기까지 쫓아온 건가요? 제가 여기 있는 건 어떻게 아셨죠?
[선생님] 흥, 나는 네 선생님이라고. 내 전화를 안 받으면 내가 못 찾을 줄 알았나?
[선생님] 제가 말했잖아요, 대학은 안 가요! 선생님, 저 그만 설득하세요!
[선생님] 쿠죠 리우, 넌 작년 수능에서 10등 안에 들었었다고! 대학을 안 가는 게 말이 되니?
[쿠죠 리우] 성적이 좋다고 꼭 대학을 가야 하는 건 아니죠. 제겐 더 중요한 일이 있다고요!
[선생님] 네가 말한 더 중요한 일이 이렇게 청소나 하는 거냐? 아니면 밥하는 거? 이렇게 간단한 일이라니, 네 재능을 너무 낭비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니?
[-] 선생님의 감정은 극에 달해 있었다, 그녀가 재능을 펼치지 않는 것에 대해 한스럽다는 말투다.
[쿠죠 리우] 이건 위대한 메이드가 해야 할 일의 일부분이에요! 하나도 간단하지 않다고요! 선생님이 어떻게 하셔도 전 절대 대학에 안 가요.
[선생님] 후, 이 녀석…… 도망은 그만 치거라. 오늘 널 찾아온 건 말싸움이나 하기 위해서가 아냐. 이제 서로의 생각을 알았으니, 승부를 보자. 시합을 한번 해 보는 게 어떻겠니?
[-] 리우는 그 말을 듣고선 발걸음을 멈췄다.
[쿠죠 리우] ……무슨 시합이요?
[선생님] 이런 기술들을 한번 겨뤄 보자, 간단하지 않다면서? 어디가 간단하지 않은지 내가 한번 봐야겠다. 만약 네가 진다면, 대학교 재수를 하는 거다.
[쿠죠 리우] 좋아요, 겨뤄 보죠. 그럼 선생님이 진다면 앞으로 더 이상 절 설득하려고 하지 마세요.
[선생님] 두말하기 없기다.
[이치히메] 시합? 좋았어! 그럼 이치히메랑 주인, 그리고 멍지로가 같이 심판이 되어 주겠다냥. 걱정 마라냥, 우리는 인정사정 안봐준다!
[player] 또 사자성어를 쓰는건가.
[-] 그렇게 혼란에 빠진 혼천 신사는 대청소 시합장이 되어 버렸다.
[이치히메] 혼천 신사 제1회 전문 메이드 기능 대회, 정식 시작이라냥! 선수 입장.
[-] 이치히메는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배경음악을 틀었고, 리우와 선생님은 가슴을 펴고 시합장에 들어섰다. 장소는 바로 혼천 신사의 정원.
[멍지로] 참가 선수는 열아홉 살 천재 메이드, 떠오르는 청소 스타, 쿠죠 리우다멍.
[멍지로] 그리고 반평생 학생을 가르쳤지만, 결국은 청소의 달인이 될 성정여고의 선생님……
[쿠죠 리우] 선생님, 잘 부탁드립니다.
[선생님] 잘 부탁하네, 쿠죠 학생.
[이치히메] 첫 번째 시합은, 슈퍼 쓱싹쓱싹이다냥!
[이치히메] 시합 규칙. 두 선수는 같은 시간동안 같은 범위에서 정원을 빗자루질 한다. 더 깨끗하게 하는 쪽이 승리! 그럼 지금, 시합 시작이다냥!
[멍지로] 친구, 이치히메가 준비한 이 멘트들 어디서 본 것 같지 않냐멍.
[player] 음, 최근에 무슨 이상한 걸 봤나.
[-] 잡담 중, 쿠죠 리우와 선생님은 이미 재빠르게 청소를 시작했다.
[이치히메] 지금 시합장의 두 선수, 굉장히 격렬하다냥! 메이드 선수가 아주 무서운 속도로 떨어진 낙엽을 치우고 있다냥!
[멍지로] 선생 선수도 질 수 없다멍. 우아하고 섬세한 동작이, 아주 리듬감이 넘친다멍.
[이치히메] 주인아, 이제 주인이 말할 차례다냥!
[player] 내 생각엔, 자네들 말이 맞는 것 같네.
[-] 사실 차이는 느껴졌다. 선생님도 열심히 빗자루를 쓸고 있었지만, 리우의 청소가 훨씬 숙련되었고 속도도 더 빨랐다. 아무래도 이번 시합에 이변은 없어보였다.
[이치히메] 시간 종료!
[-] 결과는 명확했다. 선생님의 구역도 깨끗하게 청소가 되어 있었지만, 리우의 구역은 낙엽 한 장조차 찾아볼 수 없었을 뿐더러…… 분재까지 디자인해 둔 상태였다.
[쿠죠 리우] 비록 초급 원예사 자격이지만, 계속 정진할 생각입니다.
[선생님] 원예사? 네가 그런 것까지 배웠다는 사실을 왜 못 들어봤지.
[쿠죠 리우] 원예는 메이드의 필수 소양이에요. 전엔 학교를 다니느라 배울 시간이 없었지만, 졸업하고 일 년 동안 단 하루도 허투루 쓰지 않았죠.
[-] 선생님은 생각에 빠졌다.
[선생님] 그래, 이 종목은 네가 이겼다. 하지만 나도 그렇게 쉽게 패배를 인정할 순 없지. 다음 종목엔 나도 자신이 있어.
[이치히메] 다음은 두 번째 시합 종목이다냥!
[선생님] 내 얕은 식견에 의하자면, 메이드 업무의 핵심 중 하나는 차를 내리는 일일 텐데 말이지. 그러니 선생님이 이걸로 시합을 하자고 해도 지나친 일은 아니겠지?
[쿠죠 리우] 당연하죠, 잘 부탁드립니다.
[-] 시합 전 간단한 인사가 끝나고, 양측은 각자 동작을 취하기 시작했다. 이번 시합에서 나와 이치히메, 멍지로는 심사관이 되어 각자 마음에 드는 차를 고르기로 했다.
[이치히메] 향기롭다냥! 엣, 리우는 홍차를 우유에 넣고 같이 끓이고 있다냥!
[멍지로] 밀크티? 음, 시합 규정상으론 확실히 정통적인 차만 가능하다는 내용은 없었다멍. 쿠죠 아가씨는 이치히메의 한 표를 따 놓았군멍.
[-] 쿠죠 리우가 선보인 것은, 그녀가 지금까지 가장 자신 있어 했던 홍차 밀크티였다. 그녀는 굉장히 자신 있는 모습이었고, 이어서 난 고개를 돌려 선생님 쪽을 바라보았다.
[선생님] 향을 피우면 번뇌가 사라지고…… 차가운 마음은 진념을 없애고…… 옥으로 만든 찻주전자는 화평을 만드니……
[-] 은은한 어조와 함께 선생님은 향을 피우고, 찻잎을 거르고, 물의 온도를 정확히 했다. 그리고 각 절차마다 다도의 예절을 지켜가며 우리에게 완전한 다도 퍼포먼스를 펼쳐 보였다.
[-] 차의 향기가 높게 퍼지며 그 여운이 길어진다. 이런 분위기에 빠져 있으니, 어느새 난 앉아 있는 자세마저도 더욱 단정하게 되었다.
[멍지로] 우아하다, 너무 우아하다멍. 내 한 표는 반드시 선생에게 줄 거다멍.
[-] 잠시 뒤, 리우의 홍차 밀크티와 선생님의 용정차가 나왔다. 이치히메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밀크티에 한 표를 주었고, 멍지로는 자신의 한 표를 선생님에게 주었다.
[-] 각자 한 표씩 얻은 선생님과 리우는 일제히 내게 눈빛을 던졌다. 손이 느리면 책임을 져야한다는 사실, 나도 당연히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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